KRX 금시장, 초보가 자주 놓치는 거래 단위 함정
함정의 정체는 1g 단위라는 친절함이 만들어내는 착시
KRX 금시장은 “1g부터 살 수 있다”는 말 때문에 초보에게 정말 쉬워 보입니다. 실제로 매매거래단위와 호가수량단위가 1g이고, 가격은 1g당 원화로 표시됩니다. 호가가격단위도 10원이라 숫자가 촘촘하게 움직입니다. 이 구조를 모르면 화면에 보이는 가격을 다른 단위로 착각하기가 쉽습니다. 예를 들어 호가창에 85,000원이 보이면 “1g이 85,000원”이라는 뜻인데, 초보는 무의식적으로 “1돈(3.75g) 가격”이나 “골드바 가격”으로 오해합니다. 그러면 수량을 입력하는 순간에 충격이 옵니다. 100g을 입력하면 ‘100개’가 아니라 ‘100g’이고, 결제금액은 대략 85,000원 × 100g 수준으로 계산됩니다. 1g 단위가 소액 투자에 유리한 건 맞지만, 단위 착시가 생기면 소액이 아니라 ‘의도치 않은 대액 주문’이 되어버릴 수 있습니다.
제가 초보 화면을 대신 보며 설명할 때 가장 먼저 짚는 것도 이 부분입니다. KRX 금시장은 단위가 주식의 “1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1g”입니다. 그래서 금을 ‘돈’ 기준으로 생각하는 습관이 남아 있으면 계속 어긋납니다. 1돈은 3.75g이라 딱 맞게 주문할 수 없고, 1g 단위라서 3g 또는 4g처럼 반올림된 수량으로 접근하게 됩니다. 이 반올림 자체가 손익을 뒤틀 수 있습니다. 3.75g을 염두에 두고 4g을 사면 0.25g이 더해지는데, 비율로는 약 6.7%입니다. 단순히 “조금 더 샀네”가 아니라, 내가 머릿속으로 계산한 평균단가와 실제 체결 수량이 달라져서 이후 판단이 흐려지는 지점이 됩니다.
더 큰 함정은 인출 단위가 따로 존재한다는 점이다
초보가 가장 많이 놓치는 핵심은 이것입니다. 거래는 1g 단위인데, 실물로 꺼내는 인출 단위는 따로 정해져 있다는 점입니다. KRX 금시장에는 1kg 골드바와 100g 골드바 종목이 안내되며, 실물 인출은 종목별 인수도 단위로 진행된다고 설명됩니다. 즉 1kg 종목은 1kg 단위, 100g 종목은 100g 단위로 인출이 가능한 구조입니다. 여기서 초보는 “1g씩 모으다가 나중에 필요하면 조금만 인출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인출이 ‘조금’ 단위로 끊기지 않습니다. 80g을 모아두고 실물을 받고 싶어도, 그 종목의 인수도 단위를 채우지 못하면 인출이 막히는 식으로 체감됩니다.
이게 왜 함정이 되냐면, 초보의 목표가 자주 바뀌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가격 추종으로 시작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실물을 한 번 받아볼까”로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그때 내가 어떤 종목을 모았는지에 따라 선택지가 달라집니다. 1kg 단위로 모아야 하는데 100g 수준에서 멈춰 있으면, 마음은 실물인데 현실은 계속 장내 보유로 남습니다. 반대로 100g 단위를 목표로 잡았는데 중간에 분할매수로 자잘하게 모으다 보면, 내 보유량이 인수도 단위를 간신히 넘겼는지, 수수료와 세금까지 감안해 인출할 가치가 있는지 재계산이 필요해집니다. 게다가 KRX 금시장은 장내 거래 자체와 실물 인출의 비용 구조가 달라서, 실물 인출 시에만 부가가치세 10%가 붙는다는 안내가 반복됩니다. 결국 초보가 놓치는 건 “1g로 시작”이 아니라 “1g로 끝낼 수 있는지, 아니면 인출 단위로 끝낼 건지”입니다.
주문 화면에서 실제로 터지는 실수는 수량 입력과 호가 규칙에서 나온다
단위 함정은 대부분 주문창에서 현실화됩니다. KRX 금시장은 1회에 최대 5,000g까지 호가가 가능하다고 안내되는 자료가 있고, 주문 수량은 g로 입력합니다. 초보는 ‘수량’ 칸을 볼 때 습관적으로 주식처럼 개수로 받아들이는데, 여기서는 10을 넣으면 10g입니다. 또 하나는 가격 입력 단위입니다. 호가가격단위가 10원이라서 1g 가격을 10원 단위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이게 사소해 보이지만, 1g 기준으로만 사고파는 구조에서는 작은 가격 단위가 체감상 크게 느껴질 수 있고, 특히 분할매수를 자주 하는 초보일수록 “왜 내가 생각한 가격이랑 체결이 다르지” 같은 혼란이 생깁니다.
그리고 많은 증권사 설명서에서는 지정가 주문 중심으로 안내되는 경우가 있어, 초보가 시장가 감각으로 접근하면 주문 방식 자체가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때 흔한 오해가 “금은 어차피 장기니까 대충 사도 된다”인데, 단위와 규칙을 모르고 대충 사면 장기 이전에 평균단가 계산부터 흔들립니다. 금 시장에서 단위는 단순한 표기 문제가 아니라, 내 자금 배분과 인출 가능성, 그리고 심리적 불편함까지 연결됩니다. 그래서 저는 초보에게 금 전망을 말하기 전에, 먼저 “내가 입력하는 숫자 1은 1g이다”를 몸으로 익히게 하는 편입니다.
KRX 금시장의 거래 단위 함정은 아이러니하게도 친절함에서 출발합니다. 1g 단위로 접근이 쉬운 만큼, 단위 착시가 생기면 실수도 더 쉽게 커집니다. 제 기준에서 초보가 딱 한 번만 점검하면 좋은 질문은 이것입니다. 나는 1g 단위의 가격 노출로 끝낼 건가, 아니면 언젠가 인수도 단위(1kg 또는 100g)로 실물을 인출할 가능성이 있는가. 이 질문에 답이 서면, 종목 선택과 수량 입력이 갑자기 명확해집니다. 금 투자는 방향성도 중요하지만, 실물 금에서는 단위가 곧 전략입니다. 단위를 이해하면 불필요한 불안과 오해가 줄고, 내 선택이 훨씬 차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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