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투자 타이밍? 달력보다 더 잘 맞는 지표가 있었습니다

 금 투자 타이밍? 달력보다 더 잘 맞는 지표가 있었습니다


달력 매매가 흔들리는 이유: 계절성은 있어도 계속 같지 않습니다

금 투자 글을 보다 보면 9월이 강하다, 연말이 좋다처럼 달력 기반 이야기가 자주 나옵니다. 실제로 특정 월에 금 수익률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1980년부터 2010년 데이터를 분석해 9월과 11월에 유의한 양(+)의 수익이 나타났다는 이른바 가을 효과를 보고한 논문이 있습니다.

문제는 초보가 여기서 바로 결론을 내리기 쉽다는 점입니다. 달력 전략은 겉으로는 단순하지만, 시장이 바뀌면 패턴이 약해지거나 뒤집히기도 합니다. 실제로 과거 9월 강세 통념이 최근 구간에서는 잘 맞지 않았고, 오히려 2010년 이후에는 9월 약세가 많았다는 식의 점검 기사도 나왔습니다.
제가 자료를 정리하며 느낀 건, 달력은 참고용으로는 쓸 수 있어도 매수 타이밍의 핵심 엔진으로 쓰기엔 불안정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달력은 왜 움직이는지에 대한 설명이 약한 반면, 더 강력한 지표는 금이 오르기 쉬운 경제 환경을 직접 보여줍니다.

달력보다 잘 맞는 지표 1개: 미국 실질금리, 특히 10년 TIPS 금리

제가 금 타이밍을 설명할 때 달력 대신 먼저 꺼내는 지표는 미국 실질금리입니다. 그중에서도 실무에서 가장 널리 보이는 게 10년 물가연동국채(TIPS) 수익률입니다. FRED에는 10년 TIPS 수익률 시계열(DFII10)이 따로 제공됩니다.
왜 이게 금과 연결될까요. 금은 이자를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질금리가 올라가면,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채권 수익이 높아지는 셈이고, 이때 금을 들고 있을 유인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실질금리가 내려가면, 금을 들고 있는 기회비용이 낮아져 금이 상대적으로 매력적으로 보이기 쉬워집니다. 세계금위원회는 오랜 기간 실질금리가 금 가격을 설명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동해 왔다고 정리합니다.

다만 초보가 흔히 하는 오해가 있습니다. 실질금리 하나만 보면 금은 무조건 이렇게 움직인다라고 단정하는 겁니다. 최근에는 실질금리가 올라도 금이 강세를 보인 구간이 있었고, 세계금위원회 역시 2022년 이후에는 다른 요인들이 실질금리와의 전통적 관계를 상쇄한 측면을 언급합니다.
그래서 실질금리는 정답 버튼이 아니라, 금이 편해지는 바닥 환경을 읽는 온도계에 가깝다고 보는 게 현실적입니다. 특히 수준(level)보다 방향(direction), 즉 실질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국면인지 꺾이는 국면인지가 체감상 더 중요하게 작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전에서 더 잘 쓰는 방법: 기대인플레와 함께 보면 해석이 선명해집니다

실질금리를 한 번 더 제대로 쓰려면, 기대인플레를 같이 보는 게 도움이 됩니다. FRED에는 10년 기대인플레를 반영한 10-Year Breakeven Inflation Rate(T10YIE)도 공개되어 있습니다.
브레이크이븐 인플레는 쉽게 말해 시장이 가격에 반영한 향후 평균 인플레이션 기대치에 가깝고, 이 값은 명목 10년 금리와 10년 TIPS 금리의 차이로부터 도출됩니다.

이 조합이 왜 중요하냐면, 금이 움직일 때 겉으로는 금리 때문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인플레이션 기대의 변화가 더 큰 원인인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명목금리가 오르는데도 기대인플레가 더 크게 오르면 실질금리는 오히려 내려갈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초보는 금리가 올랐으니 금이 약하겠지라고 판단하기 쉬운데, 실질금리가 내려가는 쪽이라면 금에는 생각보다 부담이 덜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명목금리가 크게 움직이지 않아도 기대인플레가 빠지면 실질금리가 튀어 오르고, 이때 금이 갑자기 무거워지는 느낌이 날 수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정리 방식은 이렇습니다. 금 타이밍을 달력으로 맞추려 하지 말고, 실질금리가 금에게 우호적인 쪽으로 움직이는지부터 확인하자는 겁니다. 브레이크이븐 인플레까지 같이 보면, 지금 금리가 움직이는 이유가 인플레이션 기대인지, 정책 금리 기대인지가 조금 더 분리되어 보이고, 그만큼 감으로 하는 판단이 줄어듭니다.

타이밍을 지표로 바꿔 쓰는 간단한 프레임: 금은 금리만이 아니라 체제 변화에도 반응합니다

실질금리만으로 모든 걸 설명할 수는 없지만, 타이밍 프레임을 달력에서 지표로 옮겨오는 데에는 충분히 강력합니다. 제가 추천하는 프레임은 한 줄입니다. 실질금리가 오르는 바람을 정면으로 맞는지, 아니면 바람이 잦아드는 구간인지 확인하고, 그다음에 다른 요인을 덧대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다른 요인이라는 건 대표적으로 달러, 지정학 리스크, 중앙은행 수요 같은 것들입니다. 최근 금 시장을 해석할 때 전통적 관계가 약해진 배경으로 중앙은행 매수, 지정학적 불확실성, 포트폴리오 다변화 수요가 거론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또 뉴스 흐름을 보면 고용지표나 연준 경로 기대에 따라 달러와 금이 함께 반응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래서 저는 초보에게 타이밍을 이렇게 바꿔 말합니다. 이번 달이 몇 월이냐보다, 실질금리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느냐가 먼저다. 그리고 실질금리와 반대로 가는 구간이 보이더라도, 그때는 달러 흐름과 위험회피 수요가 실질금리의 신호를 덮고 있는지 점검하자. 이런 순서로 보면, 달력처럼 맞을 때만 맞는 기준이 아니라, 왜 맞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기준이 됩니다.

마무리: 내 생각

금 투자 타이밍을 달력으로 잡으려 하면 마음이 편한 대신, 시장이 바뀌는 순간 전략이 갑자기 무력해질 수 있습니다. 저는 그래서 달력보다 먼저 실질금리를 봅니다. 특히 10년 TIPS 실질금리는 금이 가벼워지거나 무거워지는 환경을 비교적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편이고, 기대인플레 지표까지 함께 보면 해석이 더 깔끔해집니다.
다만 최근처럼 금이 실질금리와 다른 경로로 움직이는 구간도 존재하니, 실질금리를 단독 정답으로 쓰기보다는 기본 프레임으로 두고 달러, 리스크 요인, 수요 요인을 함께 점검하는 식으로 균형을 잡는 게 안전합니다. 판단은 결국 각자의 기간과 목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지표를 보더라도 한 번에 결론 내리기보다 흐름을 확인하며 접근하는 편이 실수 확률을 줄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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