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절·익절보다 먼저: 투자일지 템플릿(체크리스트) 만들기

 손절·익절보다 먼저: 투자일지 템플릿(체크리스트) 만들기

제가 손절·익절보다 투자일지를 먼저 보게 된 이유

예전에는 손절선, 익절선만 잘 정하면 실수가 줄어들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원인은 ‘가격’이 아니라 ‘내 행동 패턴’이었습니다. 급하게 들어가고, 근거가 흐릿하고, 리스크는 나중에 생각하고, 결과가 좋으면 운 좋게 넘어가고, 결과가 나쁘면 더 조급해지는 흐름이 반복되더군요. 그때부터는 손절·익절을 정하기 전에 먼저 “왜 들어가고, 어떤 조건에서 틀린 걸로 인정하고, 어떤 리스크를 감수하는지”를 글로 남기는 쪽이 훨씬 효과적이었습니다. 투자일지는 실력을 올리는 도구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충동을 지연시키는 장치’라는 점에서 가치가 큽니다.

투자일지의 목표는 ‘기록’이 아니라 ‘의사결정 품질’이다

투자일지를 쓰는 목적은 예쁘게 정리하는 게 아닙니다. 내가 같은 상황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래서 투자일지는 감상문보다 체크리스트에 가까워야 합니다. “내가 확인해야 할 것을 확인했는지”가 남고, “내가 무엇을 가정했는지”가 남고, “어떤 조건이면 내 판단이 틀렸는지”가 남아야 합니다. 이 3가지만 남아도, 나중에 복기할 때 실수의 원인이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투자일지 템플릿: 한 번에 끝내는 기본 폼

아래 템플릿은 종목, ETF, 코인, 원자재 등 자산 종류와 상관없이 쓰도록 만든 공용 폼입니다. 길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빈칸을 채우는 방식이라 빠르게 작성됩니다.

(1) 기본 정보
날짜/시간:
자산명/티커:
시장/통화:
매수 또는 매도:
진입 가격:
수량 또는 금액:
수수료/세금 가정:
보유 기간 계획: 당일, 1주, 1달, 1년 이상 중 선택

(2) 한 줄 요약(가장 중요)
이번 거래는 무엇을 노렸나:
이번 거래가 실패했다고 인정하는 조건은 무엇인가:

(3) 진입 근거 3줄 제한
근거 1(가격/추세/수급/가치 중 선택):
근거 2(확인 가능한 사실만):
근거 3(내가 ‘추정’한 부분은 무엇인가):

(4) 체크리스트(진입 전 필수 확인)

1. 내 가정이 틀릴 수 있는 반대 시나리오를 1개 이상 적었나

2. 손실이 나도 감당 가능한 크기(포지션 사이즈)인가

3. 유동성(거래대금, 스프레드)을 확인했나

4. 이벤트 리스크(실적, 발표, 금리, 규제, 만기)를 확인했나

5. 내가 지금 조급한 상태인지(감정 점수)를 체크했나

(5) 리스크 설계(손절·익절보다 먼저 써야 하는 부분)
최대 허용 손실(계좌 대비 % 또는 금액):
손절 기준(가격, 시간, 논리 중 무엇인가):
손절 실행 방식(시장가/지정가/분할):
익절 기준(단일 목표, 분할, 트레일링 중 선택):
추가 매수(물타기) 허용 조건: “허용/금지” 중 선택 + 조건 1줄

(6) 시나리오 3분기(이 항목이 있으면 충동 매매가 줄어듦)
상승 시: 어떤 신호가 나오면 더 들고 가나
횡보 시: 내가 기다릴 시간은 얼마인가
하락 시: 어느 조건에서 즉시 정리하나

(7) 실행 계획(미리 정해두면 흔들림이 줄어듦)
진입은 한 번에 또는 분할:
분할 기준(가격 구간 또는 시간):
알림 설정(가격, 지표, 뉴스):
거래 후 할 일 1가지(예: 다음날 동일한 근거가 유지되는지 확인)

(8) 결과 기록(나중에 성장을 만드는 부분)
청산 날짜/시간:
평균 청산가:
손익(원화/%, 수수료 포함):
거래가 계획대로였나: 예/아니오
계획과 달랐다면 무엇 때문인가:
이번 거래에서 ‘잘한 1가지’:
이번 거래에서 ‘다음엔 바꿀 1가지’:

(9) 복기 점수(숫자로 남기면 다음에 빨라짐)
근거 명확성 1~5:
리스크 설계 1~5:
실행 규율 1~5:
감정 통제 1~5:
총평 한 줄:

가장 강력한 활용법: 손절선보다 먼저 ‘실패 정의’를 적는다

투자일지를 써도 효과가 약한 경우는 “근거는 길게 쓰는데, 실패 조건이 비어 있는” 패턴입니다. 실패 조건이 없는 거래는, 시장이 반대로 갈 때 매번 즉흥적으로 변명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저는 손절선을 적기 전에 “어떤 상황이면 내 판단이 틀렸다고 인정하는가”를 한 문장으로 먼저 적는 쪽이 훨씬 도움이 됐습니다. 그 문장이 명확하면 손절은 ‘가격’이 아니라 ‘논리의 종료’가 되고, 손절 이후에도 멘탈 회복이 빠릅니다.

내 생각

투자일지는 맞히는 기술이 아니라, 반복되는 실수를 줄이는 기술입니다. 손절·익절은 결과를 다듬는 도구지만, 투자일지는 그 이전 단계에서 판단을 정리하고 감정을 지연시키는 장치가 됩니다. 저는 특히 “한 줄 요약”과 “실패 조건” 두 칸만 제대로 채워도 거래의 질이 달라진다고 느꼈습니다. 오늘부터 거창하게 시작하기보다, 위 템플릿에서 (2) 한 줄 요약, (5) 리스크 설계, (8) 결과 기록 세 구역만 먼저 습관화해도 충분히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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